#. 전두환씨의 아들 전재용씨가 지난 2016년 7월, 2년8개월여의 노역을 마치고 출소했다. 27억원대 탈세 혐의로 유죄판단을 받은 전씨는 벌금 40억원 중 38억6000만원을 미납해 965일의 노역형을 받은 바 있다. 교도소 환경미화 노역을 한 전씨는 하루 노역으로 400만원씩 벌금을 탕감했다. 황제노역이란 비판이 줄을 이었다. 교도소 하루 실 근무시간이 7시간 내외란 점을 고려하면, 시간당 57만원을 탕감한 꼴이다.
노역으로 수십억의 벌금을 대신하는 황제노역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장 3년에 불과한 노역장 유치제도의 허점을 노려 자산을 은닉하고 벌금은 노역으로 때우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이다.
지난해 벌금 4조2000억원 '노역 탕감'
6월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벌금 집행대상 61만6300명 가운데 노역장 유치를 선택한 인원은 5.3%인 3만3197명이다. 70%가 넘는 43만9000여명이 벌금을 현금으로 납부했고, 나머지는 자산압류 등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흥미로운 건 노역으로 대체된 벌금 비율이다. 전체 벌금 집행대상 7조2220억원 가운데, 노역으로 대체하게 된 금액이 무려 4조2414억원에 달한다. 환산하면 58.7%다.
다시 말해, 3만여명이 4조원이 넘는 벌금을 노역으로 대체한 것이다. 단순 계산해도 인당 1억2700여만원 꼴이다. 반면 벌금을 완납한 이들은 인당 259만원 정도를 냈다. 인당 5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차이는 황제노역자를 막지 못하는 법체계에서 비롯된다. 상술한 전재용씨의 사례처럼 하루 일당으로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때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황제노역, 귀족노역이란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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